-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39 - 2022년 12월 14일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편지 2022. 12. 14. 14:55
1,130일의 내 사랑 베이비 미스 금땡에게
금주, 식단관리, 운동 3일차 아빠가~
서현아~ 안녕?
아빠는 오늘 아침 소설을 하나 읽고 엄청 울었어.
<3인칭행동시점, 삼행시>에서 뽀시래기 역할을 맡고 있는
흥소장 삼촌이 올 여름에 선물한 책인데,
제목이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야.
아빠가 서현이한테 손 편지를 쓰면서 부제로
<시간을 거슬러 너에게 닿기를>이라고 했는데...
어딘가 비슷하지?
어제 저녁에 영상 편집 작업을 하다가 렌더링을 걸고
문득 흥소장 삼촌이 선물한 책 생각이 나서 읽기 시작했는데,
거의 순식간에 독파를 할 뻔했어.
사실 중간 부분부터 소설의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
뒷부분은 음미하면서 아껴 읽어야지 하고는 아침에 읽고 펑펑 울었어.
당연히 예상되는 결말과 슬픔에도
당연히 울 수밖에 없었어.
이 소설은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같은 이름의 두 소녀가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편지의 날짜를 보면 과거 속 소녀의 시간은 빨리 흐르고,
현재를 사는 소녀의 시간은 정상적으로 흘러.
그러다가 두 소녀가 사는 시간대가 점차 가까워지는데...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소개할 게.
나중에 서현이가 읽어봤으면 해.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받은 소설이니까,
서현이가 청소년 시절에 읽으면 좋겠다.
아빠는 소설 속 오늘을 사는 소녀 은유와 은유의 아빠,
그리고 은유의 엄마가 처한 상황에 너무나 공감 가고,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었어.
아... 아빠가 스포일러를 다르게 공개해볼까?
아빠가 살면서 가장 무섭고 외로웠던 순간이 기억나.
바로 서현이가 세상에 나오던
2019년 11월 11일 오후 3시 40분부터 4시 10분까지야.
엄마는 마취하러 오후 3시 40분에 수술실로 들어갔고,
아빠는 홀로 복도에서 서현이가 태어나길 기다렸는데...
그때부터 서현이의 첫 울음 소리가 들리던 4시 3분까지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는지 몰라.
세상의 모든 이름모를 신들에게
부디 엄마와 서현이가 모두 무사하기를 빌면서
복도에서 혼자 울었어.
그리고는 4시 7분에 서현이를 만나고 나와 복도에 앉아 있는데
그런 아빠를 본 의사 선생님이 그랬어.
“세상에서 가장 겁 많고 눈물 많은 엄마 아빠”라고... ^^;;
아빠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 날을 잊지 못할 거야.
당연하고도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절실하게 깨달은 날이거든.
언제나 그렇듯 매일 매시 매분 매초
아빠는 엄마와 서현이를 사랑해.
오늘도 아빠는 일 열심히 하고 갈게.
저녁에 만나.
2022년 12월 14일
사랑하는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41 - 2022년 12월 16일 (0) 2022.12.16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40 - 2022년 12월 15일 (1) 2022.12.15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38 - 2022년 12월 12일 (2) 2022.12.13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37 - 2022년 12월 12일 (0) 2022.12.12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손 편지 36 - 2022년 12월 9일 (0) 2022.12.09